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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프용사의 비틀린 영웅담-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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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mv8eI

 


※※※※※브금은 틀어도 되고 말아도 되고※※※※※





"고블린.....인가."

판타지의 단골 고객이다. 뭐, 첫 조우 이벤트로는 나쁘지 않은 만남이랄까.


오히려 이쪽에서 찾아가야했을지도 모르는 상대. 라고 해도 되겠지만....타이밍이 나쁘다.

 

아직 버프에 대해서 제대로 숙지를 못한 상태에서의 싸움은 왠만하면 피하고 싶었건만. 애초에 이 숲이 고블린들의 영역이라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그르르륵..."
"그륵. 그륵. 그륵."

 

목 안쪽에서부터 가래가 끓는듯한 기분 나쁜 울음소리를 내며 점점 다가오는 고블린들. 그들 각자의 클래스가 있는건지 들고 있는 무기는 서로 다르지만 대충 검사 세명, 궁사 2명에 지휘관으로 보이는 녀석 한명이다. 게다가 그들중 한명은 2m쯤 되어보이는 대검을 내게 겨누고 있다.

 

"꼴에 나름 소대형식이라는건가....쯧."

 

어쩌지. 도주는...무리. 궁사의 실력이 가늠되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내 체력이 다 떨어져서 잡히는 결말도 간과불가.

 

그리고 마차도 있다. 이게 없으면 다시 흙수저 생활이라고 젠장. 여긴 캔커피랑 컵라면도 없는데 어떻게 다시 살아가란거냐.

 

"그륵....인간....냄새....이상한....죽인다...."

"명령하셨다....죽음....냄새...."

"더러운.....존재....그륵...."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냄새라니?

더듬지 말고 제대로 이야기를 하면 죽는 병에라도 걸린거냐 너네들.

어쨌든, 결국 방법은 하나다. 버프를 능숙하게 다뤄서 이곳에서 자력으로 벗어나거나, 그냥 죽거나.

 

약육 강식. 사자 무언.

어차피 여기서 못하면.

 

다음은, 없으니까.


 

천천히 자세를 낯춰, 왠지 모르게 나와 함께 전이되었던 스니커즈에 손을 가져다댄다.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아야할 원래 세계의 잔재가, 나를 여기서 구원해주리라 믿으며 머릿속으로 마나의 게이트를 그려나간다.

온몸을 흐르는 혈관과 같은 흐름, 푸른색의 에너지가 고형화되어, 내 손을 통해 이미징된 신발의 형태를 그리며 스니커즈에 달라붙는다.

 

"그르르륵....?!"

"마...마나....마나 냄새...."

 

온몸이 빛나면서 양팔과 다리, 얼굴에 기하학적인 푸른선이 그어진다.

마치 지문처럼 사람마다 다르다는 마나 게이트의 형태는, 스킬을 쓸때마다 스스로를 구현하여 피부 외피에 나타남으로서 스킬 발동의 확인을 돕는다고 들었다.

 

내게 나타난 게이트의 모양은 .....뫼비우스의 띠. 무한대 기호처럼 생긴 것들이 서로를 이어나가면서 몸의 말단까지 뻗어있다.

실수로 내 다리를 이미징하면 부작용으로서의 신체적 반동을 받을 위험이 있으니까, 조심히 버프를 걸 대상을 확정지으며, 영창한다.

가속 C. 공격력 증가 C. 방어력 증가 C.

 

아무리 이세계에서 흘러들어온 스니커즈라도, 겨우 인조가죽으로 만든 물건이라도.

 

공격력이 1 정도는 있겠지.

 

"그륵! 뭔가를 준비한다! 궁사...! 발사 준ㅂ...."

 

손을 들어 명령을 하려던 고블린의 앞으로 뛰어나가, 그것의 머리를 발로 후려갈겼다.

흉칙할 정도의 중력 가속도가 다리를 뒤흔들고, 뒷꿈치에서 둔탁한 파열음과 함께 묵직함이 느껴진다.

나도 적지않게 스스로 감탄했지만, 그것도 아마 놀랐으리라고 생각한다. 아니, 그럴 시간도 없었으려나.

어디서 줏어들은 이야기지만, 발차기는 펀치보다 단순히 3배의 위력을 가진다고 한다.

하지만 발차기 한방에 머리통을 작살낼줄은, 그 자신도 예상치 못했겠지.

 

초록색의 두개골이 수박깨지듯이 망가지며 내용물을 흩뿌린다.

"그륵...?! 고르단님?!"

 

좋아. 명령 체계 붕괴.

여기서 공격을 멈추면 안된다. 다음은 내 공격 루트를 방해할 궁사부터, 팔을 분질러서 활을 못 쓰게만 해놓고 검사쪽으로.

 

근력 강화 C.

 

장갑에 버프를 건채로 몸을 가속시켜 날아오는 화살을 한차례 피하고는 그대로 스핀, 첫번째 궁수의 팔을 잡아 말그대로 내부를 분쇄시키고는 두번째 궁수의 발목을 발로차서 잘라낸다.

그대로 쓰러지는 두번째 녀석의 머리를 내리찍어 박살낸 후, 검사쪽으로 향한다.

내 스스로도 놀랍다. 몸이 내가 원하는대로 움직여준다.

 

내리치는 검의 궤도를 눈으로 보고 피하면서 그대로 검날을 발로 차서 부순후 녀석의 어깨죽지를 차고 올라가 다시 나뭇가지에서 뛰어내려 고블린의 정수리부터 반으로 쪼개는 동작이 붓으로 종이에 선을 긋는 것처럼 간단하게, 사고의 지체조차 없이 진행되어버린다.

 

이것이 버프와 사고의 융합인가.

 

"----?! 하여튼, 감상에 젖을 틈 정도는."

 

마지막으로, 세번째 검사의 턱을 차올려 시야를 없앤후, 주먹으로 복부를 터트려 검사 진영까지 간단히 클리어시킨 나는, 혼자 남았을 대검 사용자에게 고개를 돌렸다.

 

".....달라고. 젠장."

 

내려찍히는 대검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날의 옆면으로 돌아 발끝을 깊숙히 박아넣는다.

회피.

 

"-------?!"

 

유효타를 못 냈어?

역시 이쪽은 평범하진 않은건가. 이 무리의 다크호슨지 뭔지인거야?

어쩔수없다. 여기서 이 녀석을 놓칠수는 없으니까 다음수를-

 

"그륵....잔머리를 굴리는 것이 뻔히 보이는구나. 인간."

 

눈치챘을때는, 이미 대검의 면 부분이 눈 앞에 다가와있었다.

 

"싸움은 시시한 스킬만으로하는게 아니다....그륵.."

"--------큭!"

 

온몸에 묵직한 충격과 함께 깊숙한 통증이 느껴졌다.

간신히 막은 왼팔에서 우득하는 불길한 소리가 울려퍼지고, 강제로 날아간 신체가 바닥에 내팽겨쳐진다.

 

몇번이고 꼴사납게 구른 후, 거목에 부딪혔다.

 

"------크헉."

 

폐부에서 공기가 다 빠져나가는듯한 감각.

전신의 세포가 비명을 지른다.

 

방금 한방으로 왼손은 확실하게 골절...인 것 같고 갈비뼈는 한두대려나. 만화처럼 섣불리 단정짓지는 못하겠지만, 그쪽이 아프니까 단순히 추측일뿐이다. 어쨌든.

 

"아프다고....x나 아파....고딩때 아버지한테 몽둥이 찜질 당한 것도 이것보단 나았다....켁."

 

대검의 면 부분을 이용해서 공격하다니, 생각도 하지못했다. 아니, 내쪽의 반응이 느렸던건가.

좀 봐달라고. 이세계에서의 싸움은 처음인데 처음부터 숙련자 상대라니 너무하잖아. 적어도 잔챙이만 줘서 저 먼치킨입니다-하고 광고를 하게 해달라고.

 

"그륵...고블린과 맨몸으로 상대할 수 있는 인간이라니, 오랜만에 보는군. 하지만...아직은 멀었다. 이 고타브님에게 덤비려면, 백년은 더 수행하고 오는 것이 좋겠지. ---아쉽게도 여기서 네놈의 목숨은 끝이다만. 저승에 가서 내 부하들에게 안부인사나 전해라."

"-------------웃기지도 않는 헛소리를 중얼중얼. 숙련자형 캐릭터치고는 말이 많네."

"---뭐?"

"네 무기나 보라고....이 멍청한 녀석아...크헥."

 

그가 놀라서 자신의 대검을 내려보는 순간, 으적-하고 금속에 금이 간 후, 검의 형태를 이루고 있던 것이 차례차례 무너져내린다.

 

"--------장비 파괴확률 D-. 설마했지만 버프가 상대 장비에도 통할줄은 몰랐다고."

 

간단한 이야기다. D까지는 여차저차 버프라고 처줄수 있을정도의 것이지만 D-부터는 버프수준이 아니라 오히려 물건의 수명을 줄인다.

일종의 디버프라고 할까.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라는거지. 방금은 왼손에 닿는순간 억지로 쑤셔넣은거지만, 이런 짓은 다시는 하고싶지 않다.

왼손을 희생시켜서 무기하나-라니, 리스크가 너무 높다고.

 

"그륵....그르르르륵...."

"그리고 아까부터 말하고 싶었는데 말이지...."

 

나는 살짝 손을 들어 고블린에게 겨눴다.

톡-하고 날아가면서 슬쩍 줏었던 물건이 공중으로 뜬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건 피씨방에서 자꾸 가래침을 종이컵에 뱉는 아저씨라고-. 잘가라.--가속 C+."

 

자유낙하하던 물건-'돌멩이'에 손가락이 닿자마자 마나가 그것을 휘감으면서 손의 물리력을 마력으로 치환시킨다.

이윽고 스스로 스핀하면서 그것을 극대화시킨 돌멩이는, 내부 에너지를 전부 운동에너지로 변화시키면서 전진한다.

"------------인----간----!"

 

그대로 나아간 그것은 정확하게 목표의 흉부를 부수고 들어가 늑골을 박살낸후 내부의 폐와 장기조직을 뒤흔들어 놓고는 빠져나가면서 척추를 훌륭하게 양단한다.

몸을 지탱하는 대들보가 사라진 육체는 휘청거리다가, 우연이었는지 발밑에 떨어져있던 궁사의 장궁을 밟아 부수고는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아-------.

 

 

"첫 싸움.....종료....."

 

뭔놈의 첫 전투 이벤트야 이게....엄청 힘내서 해버렸잖아...왼손 부러졌다고....

그래도 나름 주인공 같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굴려지면 의심된단 말이다. 혹시 이거 주인공 굴리는 마조물 아니야? 난 그런거 완전 싫어하니까 당장 그만두라고.

그러니까 대체 왜 싸움이 끝났는데도 다리가 아픈---------어?

"....어라?"

 

어라. 하고 내려다본 내 하체는, 정확히말하자면 왼쪽 다리, 대퇴부부터 발끝까지는.

정확하게, 잘려나가있었다.

나도 모르게 올려다본 시야. 눈 앞에 서있던 길쭉한 물건.

주인을 따라가다가 경로를 잃은-다리.





"어라?"

이거 혹시. 데드 엔드 루트였나?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수많은 가래끓는 소리들.

나를 포위한 수많은 붉은 눈들.

 

그것을 눈치챘을때즈음에-. 나는 정신을 잃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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